광고
광고

김창훈 교수, 한국 교회 회복을 위한 목회적 제안

-바른 교회, 균형잡힌 신앙

김순정 | 기사입력 2012/11/20 [11:15]

김창훈 교수, 한국 교회 회복을 위한 목회적 제안

-바른 교회, 균형잡힌 신앙

김순정 | 입력 : 2012/11/20 [11:15]

  

이 논문은 「신학지남」 2012년 가을호에 실린 것이며, 저자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실천신학 교수로 섬기고 있다. 이 논문을 요약 게재한다.

 

이 땅에 복음이 전파된 이래 한국교회는 기독교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 보기 쉽지 않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일반적 통계에 의하면 규모 면에서 세계10대 교회의 절반 이상이 우리나라에 있고,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교를 파송하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만큼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나라도 드물다. 거의 대부분의 교회가 새벽기도회를 하는 나라도 없지만 한 교회의 새벽 기도회에 몇 만 명이 참석한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지표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한국교회는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10년간 한국교회는 정체 내지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는 전체적으로 성경에서 말씀하는 교회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못하고 있고 교회로서 제 기능과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세상 사람들의 지탄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혹자는 한국 교회를 유람선 타이타닉에 비유하곤 한다. 곧 침몰될 것인데 정신 차리지 못하고 현재의 그럴듯한 상황에 도취되어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한국 교회를 IMF를 경험했던 한국 경제에 비유하기도 한다. 외관상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거품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교회를 사랑하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것처럼, 한국 교회는 이제 화려한 외관이나 그럴듯한 규모만을 자랑하고 거기에 만족하거나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냉철하게 반성하고 점검해야 하며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때이다. 어떤 면에서, 가장 시급하게 한국 교회가 할 일은 민족 복음화나 세계 선교가 아니다. 물론 그러한 것들도 무시되어서는 안 되고 병행해야 하지만, 한국 교회에 가장 시급한 일은 내적정비이다. 교회를 새롭게 하고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데 전력을 기울려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방향에서 다양한 제안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본고에서는 목회적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먼저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이어서 한국 교회가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제안하고자 한다.

 

I.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 세속화와 이교화

필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요약한다면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교회의 세속화와 이교화이다.

먼저, 한국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교회의 세속화이다. ‘교회의 세속화’라는 것은 교회와 세상의 구별이 점점 없어져 가고, 교회가 세상의 기관들과 점점 같아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1988년 한국 교회를 방문하여 급성장하는 한국 교회를 약 10개월 정도 면밀히 분석한 레오 오스테롬은 “한국 교회가 가까운 미래에 직면할 최대의 이슈는 세속화의 문제가 될 것이다”고 결론 내렸다.

그의 말이 어느 때보다도 우리 모두에게 절실하게 느껴지고 있다. 세상의 ‘성공지상주의’와 ‘물량주의’의 원리가 그대로 교회에도 유입되었다. 세상의 기업들이 이윤을 높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많은 교회가 양적인 확장을 교회의 최대 목표로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주님을 머리로 한 지체로서의 교회가 서로 협력하고 세워주어야 하는데 경쟁의 대상이 되었다. 예컨대,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지역에서 여러 교회들이 교인들을 자기 교회로 유치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들을 찾아 볼 수 있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이다. 물론 교회가 양적으로도 성장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전도함으로 믿는 사람들의 수가 계속 증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교회가 교인들을 뺏기 위해서 서로 경재해서는 안 된다. 교회가 서로 협력하지 못하고 수적 확장을 위해 싸우는 것을 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어떨까? 형제들끼리 서로 잘 살겠다고 싸우는 것을 본 부모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정치와 감투싸움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정치적 실권을 잡고 이권을 챙기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하고 법적 소송을 하면서 진흙탕 싸움을 하는 추악한 모습들이 매스컴을 통해 자주 보도된다. 교회가 세상과 구별되고 세상에 희망이 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성공, 명예, 물질 등에 완전히 자유로울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한국 교회가 직면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이교화이다. 이교화는 기독교의 정체성과 독특성이 사라지고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구별이 없어져 가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교회의 이교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는 기복주의 신앙과 신유나 기적을 최우선시하는 신앙이다.

예수 안에서 얼마든지 기적적인 일들, 병고침이 일어날 수 있다. 아니 당연히 일어나야 한다. 인간의 상식을 초월하고 과학과 의학이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을 체험함으로 우리의 신앙이 더욱 깊어지고 하나님을 더욱 감격적으로 섬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성경이 말하는 신앙생활의 핵심은 아니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이 아니라 일종의 샤머니즘이다.

 

II. 한국 교회의 회복을 위한 목회적 제안: 바른 교회 & 균형
잡힌 신앙



1. 바른 교회

한국 교회의 회복과 도약을 위해서 힘써야 할 우선적 과제는 바른 교회를 이루는 것이다. 바른 교회라는 것은 법의 논리에 의해서 지배되는 딱딱하고 인정사정이 없는 교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초로 해서 세워지고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지배되고 움직여서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교회를 의미한다.

 

1)본질과 핵심을 상실한 한국 교회

필자는 한국 교회가 선지자 시대의 이스라엘 그리고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들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선지서를 보면 이스라엘은 제멋대로 살면서도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방법대로 예물과 예배를 드리고 기도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뻐하실 줄 알았다.

하나님께 정성을 다해 예배하고 헌금하고 기도하는 것 참으로 귀하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삶의 열매가 동반되지 않는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되어서는 안된다. 하나님께서는 삶의 열매와 함께 예물과 예배를 드리기 원하신다.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거짓과 탈세와 불법을 행해서 손가락질 받은 성도들이 너무도 많다. 뿐만 아니라 당시 이스라엘처럼 삶의 변호와 열매 없이 단지 종교적 의식을 행하는 것으로 신앙의 의무를 다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한국 교회는 또한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들의 모습과도 유사하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이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고 내적으로 변화되고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갖추는 것인데 당시의 바리새인들은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린 채 전통에 얽매이고 형식에 치우친 신앙생활을 하였다.

 

2)개혁과 부흥: 바른 교회를 위한 수레의 양 바퀴

신앙의 본질과 핵심에서 이탈한 한국 교회가 바른 교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개혁과 부흥이다.

개혁은 성경에 어긋나 있는 잘못된 교리나 제도를 바꾸는 것이고, 부흥은 영적으로 다시 살리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바른 교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옳지 않은 교리와 잘못된 제도를 바꾸어야 하고, 신앙의 내적인 자세가 새롭게 변해야 하고, 주님을 향한 열정으로 다시 뜨거워져야 한다. 그런데 교리와 제도의 개혁과 영적인 부흥은 수레의 양 바퀴처럼 함께 진행되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3)무엇을 개혁할 것인가?

종교개혁자들은 교회가 교회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많은 제도와 전통들이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에 본래의 의도를 잃어 버리고 왜곡되거나 악용되기 쉽기 때문이다.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들이 고수했던 제도나 전통들도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진면서 그것들이 제도화되고 형식화되었던 것이다. 한국 교회 안에 변화되고 개혁되어야 할 것이 많지만 핵심적인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직분, 담임목사와 당회 중심적 교회 구조, 권위주의등이다.

그러나 바른 교회를 이루기 위해 제도적인 개혁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왜 그러한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먼저는 기존의 제도와 관행에서 혜택을 누리는 것에서 빠져 나오는 결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본래의 목적이 퇴색되고 악용되는 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결단하고 각오하고 개혁을 기도하려고 하는데 그것을 방해하는 소위 기득권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른 교회를 이루어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용기와 담대함이다.

 

4)부흥의 당위성

다음으로 바른 교회를 이루기 위해 제도적 개혁과 변화와 함께 반드시 필요한 것이 부흥이다. 그동안 부흥이라는 용어가 많이 오용되는 경향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부흥을 단순히 숫자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부흥은 일차적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이고, 신앙의 생동감과 생명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개혁은 영적인 갱신과 부흥이 뒤따르지 않으면 오히려 어려움과 부작용을 낳는다.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가 교회되도록 하나님께 위대하게 쓰임받은 분들은 모두 부흥을 경험했다. 부흥의 원형은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교회이다. 초대교회의 성도들은 오순절 성령 강림을 통해 엄청난 영적 변화와 부흥을 경험하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 기독교 2000년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사건인 종교개혁을 주도하였던 사람들도 모두 부흥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영적 부흥은 사회를 변화시킨다. 18-9세기에 존 웨슬리, 조지 휫필드, 조나단 에드워드, 찰스 피니 등을 통해 일어났던 영국과 미국의 신앙 부흥운동은 당시에 타락과 부패가 극치에 달했던 영국과 미국 사회를 바꾸어 버렸다. 우리나라도 1907년 평양에 부흥이 일어나서 평양이 아시아의 예루살렘이라고 할 정도로 모든 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던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2. 균형 잡힌 신앙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지고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지배되고 움직이는 교회의 본질에 충실한 바른 교회를 세워 가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한다면 균형 잡힌 신앙을 이루는 것도 우리 한국교회가 이루어야할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1)균형 잡힌 신앙의 중요성

균형 잡힌 신앙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요한계시록에 언급되어 있는 에베소 교회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에베소 교회는 진리와 사랑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주님으로부터 심하게 책망을 받았다.

그들의 문제는 처음 사랑을 버린 것이다. 그들은 이단 사상을 배격하고 진리를 수하하기 위해 열심히 수고하고 인내하는 과정에서 그 일 자체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들도 모르게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식어 버렸고 성도들 상호간에도 극도의 삭막함과 냉랭함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성도 상호간에 신뢰와 사랑을 잃어 버리고 서로 판단하고 정죄하는데 급급하였다.

오늘도 에베소 교회와 같이 균형을 잃어 버린 교회가 많다. 교회의 제도적 개혁을 강조하면서 영적인 부흥을 소홀히 하는 교회가 있고, 영적 부흥만을 강조하면서 잘못된 교리와 전통과 제도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교회들도 있다. 그러나 온전한 신앙을 유지하고 주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때 어떠한 상황이라도 어느 한쪽도 간과하거나 무시해서는 안되고 항상 긴장 관계 속에서 균형을 위한 노력과 수고가 필요하다.

 

2)한국 교회에서 균형 잡힌 신앙이 강조되어야 할 이유

한국교회에서 균형 잡힌 신앙이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는 먼저 한국 사람들의 신앙과 신학은 극단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진보적 신학을 하든 보수적 신학을 하든 반드시 포기하지 말아야 할 신학과 신앙적 내용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얼마든지 다른 견해도 인정할 수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 가운데 절대로 양보하지 않고 자기가 정해 놓은 테두리 안에서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았다.

다음으로 한국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유행에 아주 민감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활 패턴과 의복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유행에 민감한 지 금방 드러난다. 신앙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 한국 교회는 너무 쉽게 유행을 따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위 목회에 성공한다고 하면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유행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

 

3)균형 잡힌 신앙의 구체적 내용

한국교회가 균형 잡힌 신앙을 위해서 중요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본질적인 것은 무엇인가? 복음 전파, 평신도와 목회자의 동역, 그리고 사회적 책임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바람직한 교회는 이 세 부분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교회이다. 전도와 성숙과 사회적 책임에 균형 있는 관심을 가지고 이 세 가지가 버팀목이 되어 교회가 세워질 때 그 교회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균형 잡힌 신앙을 소유한 교회가 될 것이다. 물론 성경에서 말씀하는 바른 교회를 완벽하게 이룰 수 없는 것처럼 신앙의 균형도 완벽하게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과 교회의 모습이 균형을 이루도록 지혜를 모으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III. 결론

여러 가지 통계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한국 교회는 심각한 위기 가운데 있다. 심각한 위기 상황에 있는 한국교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부흥을 경험하기 위해서 한국교회에 무엇보다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장에서는 목회적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목회적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그것은 바른 교회와 균형 잡힌 신앙을 이루는 것이다. 바른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지는 교회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인데 그것을 위해 원래의 의도를 상실한 제도들의 개혁과 영적인 부흥이 필요하다. 또 균형 잡힌 신앙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신앙, 신앙 생활에 있어서 본질적이라고 간주되는 부분들을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신앙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전도와 평신도의 성숙으로 인한 동역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바른 교회와 균형잡힌 신앙은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다. 필자는 설교자에게 이러한 한국교회의 문제와 과제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 때 바르고 적실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고 또한 그러한 메시지를 통해 본질적인 면에서 성도들의 신앙을 회복시킬 수 있으며 한국교회의 새로운 도약과 부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김순정 목사 성경 산책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