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미처 전하지 못한 편지....

꽃사슴 | 기사입력 2008/12/04 [10:04]

아버지께

미처 전하지 못한 편지....

꽃사슴 | 입력 : 2008/12/04 [10:04]
 
아버지께

겨울의 한파가 아버지의 건강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지 늘 걱정입니다.

큰 딸을 시집보내며 아쉬움에 한숨짓던 아버지의 얼굴에, 세월의 꽃처럼 줄지어 있는 주름살을 볼 때면 슬픔의 파장이 일며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제게 하늘이셨습니다.

장마가 지어 집 앞의 도랑물이 넘쳐흐를 때면 하늘처럼 넓은 아버지의 등에 저를 업고는 힘찬 물줄기를 가르며 건너 가셨지요.

등에 업혀 바라만 보기에도 무서운 물살을, 아버지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건너 가셨습니다. 그 때 알았지요. 아버지는 세상 누구보다도 강한 분이라는 것을요.......

평생을 흙과 더불어 살아오신 아버지를 바라보며 고생만을 끌어안고 사시는 듯하여 마음이 늘 무거웠지만, 농사는 심은 대로 거둔 것이기에 정직하다며 자부심을 갖는 아버지께 존경심이라는 선물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부자로 살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의 열심 있는 모습은 늘 제게 귀감이셨습니다. 맏딸이라는 서열에서 좀 더 잘해 드리지 못하고 떠나온 것이 후회로 남을 뿐입니다.

철 없는 나이에 시집와 때로는 힘든 모습까지 보였던 저를, 딸이라는 이름으로 지켜주시고 어여삐 보아주셨던 아버지!

사춘기 시절, 아버지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거역할 때에 늘 그러셨지요.

“너도 이다음에 자식 낳아 길라봐라. 그 때서야 이 애비 마음을 알 수 있을테니......” 라고 말입니다.

아직 멀었지만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제 품속에서 발버둥 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니, 아버지의 심정 백분의 일쯤은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 이제 겨울이 지나면 또 흙을 일구며 그 안에 아버지의 땀을 쏟아 부으시겠지요?

그 땀으로 거둔 수확을 또 나누어 주실 거구요. 이 못난 딸은 오늘도 받을 생각만 하고 있네요.

아버지, 건강하십시오.

환갑의 연세가 되면 아버지 고향길목까지라도 꼭 모셔 드릴 테니까요.

금강산 여행 꼭 시켜드릴게요.

명절때가 되면 임진각 한 모퉁이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향을 피우며 먼 고향을 바라보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말씀은 안 하셨지만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재가 되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버지, 지금보다 더 힘내시고 더 건강하셔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힘 있는 모습으로 제 옆에 계셔야 합니다.

아버지가 계시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행복이란걸 서른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네요.

철 없는 딸은 오늘도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요.......

                      큰 딸 올림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교회 표준 회의법 제1강
메인사진
[신간] 교회 표준 회의법, 회의록 작성 실제
메인사진
항존직(목사 장로 집사)의 필독서, 교단헌법 해설집(예장합동)
메인사진
[신간] 예장합동 헌법, 권징조례 해설집 출간
메인사진
예장합동, 항존직 만70세 유권해석 혼란 없어야
많이 본 뉴스
희망의 언덕에서 바라 본 세상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