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정교분리론(2)

김순정 | 기사입력 2020/01/18 [18:21]

칼빈의 정교분리론(2)

김순정 | 입력 : 2020/01/18 [18:21]

▲ 칼빈 (1509-1564)     ©리폼드뉴스

 

3. 국가 통치의 필요성

 

칼빈은 정부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간 사회에서 정부가 하는 일은 빵과 물과 태양과 공기가 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참으로 그 위치는 훨씬 더 귀중하다. 이런 것들이 하는 일 즉 사람들이 호흡하고 먹고 마시고 따뜻하도록 하는 이런 모든 활동을 포함한 생활 방도를 마련할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일을 한다.

 

우상숭배,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모독,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훼방 그리고 그 밖에 종교에 대한 공공연한 방해가 사회에 발생하거나 만연하지 않도록 하고 치안을 유지하고 시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인간 상호간의 선한 교제를 가능하게 하고 정직과 겸양의 덕을 보존한다. 그리스도인들이 공개적으로 종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사회에 인간성이 보존되도록 한다.”(J. Calvin, Inst, IV. 20. 3)

 

칼빈은 국가가 특히 정부가 일반은총의 영역 즉 사람들이 호흡하고 먹고 마시는 일, 먹고 사는 문제, 생활의 모든 문제의 방도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의 책임은 바로 이것이다. 국민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고,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치안을 유지해야 한다.

 

그 치안을 유지하는 내용에는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포함된다. 우상숭배는 하나님이 아닌 것을 신으로 섬기는 것이다. 우상숭배는 거짓종교, 이단 사이비등도 포함이 된다. 그래서 가정이 파탄되고, 사회와 기관이 파괴되고 부패하게 된다. 이런 것들로 인해 사기를 당하여 자살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된다. 따라서 이런 것들을 막아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도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국가는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모독을 하거나 하나님의 진리에 대하여 훼방하는 자들을 벌해야 한다. 이것은 다르게 표현하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위정자들도 하나님을 모독한다. 하나님의 진리를 훼손하고 훼방한다. 이러한 행위는 국가가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따른 책임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것은 역사 속에서 증명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국가는 시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국가가 시민의 재산을 몰수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가진 재산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개인의 재산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도 국가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그리고 인간 상호간에 선한 교제를 가능하게 해 주어야 한다. 교제를 강제화하라는 말이 아니다. 사람들이 서로 선하게 살며 교제할 수 있도록 자유를 제공하고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서로를 감시하게 하고 서로를 견제하게 하는 것은 정상적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국가는 정직과 겸양의 덕을 보존해야 한다. 국민들 사이에 정직과 덕은 대단히 중요하고 나라를 유지하는데 있어 필요한 것들이다. 정직이 사라지고 거짓이 난무하며 덕이 사라지면 국가는 대혼란에 빠지게 된다. 힘있는 자가 큰 소리를 치는 나라, 돈이 있는 사람, 권력 있는 사람이 큰 소리를 치는 나라가 된다. 사법도, 헌법도 다 무시하는 사회가 된다. 즉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나라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는 이를 보존하여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유지하는 책임이 있다.

 

국가는 그리스도인들이 공개적으로 종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종교생활은 사회의 인간성을 보존하는데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국가는 이를 보장해 주고, 인간성을 보존하는데 있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정인이나 기득권의 권력과 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녕과 신앙의 자유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하나님은 이를 위해 국가를 세워 교회를 보호하시고 안영과 신앙의 자유를 보장해 주시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이를 무시하고 제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국가의 직무유기이다.

 

칼빈은 정부에 세 부분이 있다고 했다. “법의 수호자인 집권자와 집권자가 통치할 때의 표준이 되는 법과 법에 의한 통치를 받으며 집권자에게 복종하는 국민이 있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3). 즉 정부는 세 가지로 구성이 되는데 하나는 법을 수호하는 집권자이다. 집권자는 자기 마음대로 정치를 하고 정책을 세우는 자가 아니다. 법을 수호하는 것이 집권자의 임무이다. 집권자라고 해서 법을 자기에게 이로운 쪽으로 바꾸거나 편법을 쓰면 안된다.

 

또 법을 무시해도 안된다. 집권자는 법을 수호하는 임무를 가진 자이다. 그리고 법이 있다. 법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며,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실현하는 테두리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국민은 법에 통치를 받으며 집권자에게 복종한다. 왜냐하면 집권자와 법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칼빈은 계속해서 집권자의 지위에 대해 말한다. 그는 “집권자의 지위는 하나님께서 정하신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4). 칼빈은 “주님께서는 집권자의 지위를 시인하시며 기뻐하신다는 것을 확인하셨을 뿐만 아니라 가장 영예로운 칭호로 장식하시며 우리에게 극구 천거하신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4). 즉 집권자의 지위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다. 물론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선한 집권자를 세우시기도 하시고, 악한 집권자를 세우기도 하신다. 모두 하나님의 뜻대로 주어지는 것이다. 때로는 선한 집권자를 주시므로 나라에 복을 주시기도 하고, 악한 집권자를 세워 심판하기도 하신다.

 

집권자는 하나님의 일을 대리하여 처리하는 자이다. 하나님의 위임과 권위를 받아 전적으로 하나님의 대표 다시 말해 대리자로서 행동하는 것이다(J. Calvin, Inst, IV. 20. 4).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맡기셨다는 의미이다. 지상의 모든 일에 대한 권위가 왕들과 다른 권력자들의 수중에 있다는 것은 인간성의 패악성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거룩한 명령에서 유래한 것이다. 하나님은 집권자들을 통해 인간사를 처리하기를 기뻐하시고 사람들과 함께 계심으로써 그들이 법을 제정하고 재판소에서 공의를 실시하는 것을 주관하시기 때문이다(J. Calvin, Inst, IV. 20. 4).

 

칼빈은 또 그리스도인들과 집권자에 대한 관계를 언급한다. 칼빈은 “그리스도인들이 집권자들을 부인 또는 배척함은 불가하다”라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5). 그러면서 바울이 디모데에게 공중 집회에서 왕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충고한 것을 언급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딤전 2:2에서 이렇게 말한다.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바울은 이런 말로 교회의 지위를 왕들의 보호에 맡겼다고 한다(J. Calvin, Inst, IV. 20. 5).

 

다음으로 칼빈은 집권자들은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그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6). 집권자들은 하나님의 대리자이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세우시고 그들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집권자들은 자신이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충실해야 한다. 이것은 집권자들의 의무이다. 만약 집권자들이 이 사실을 인지한다면 어떤 고난이나 어려움이 닥쳐도 위로를 받고 인내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이 사실을 인지한다면 뻔뻔스럽게 불공정한 재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하지도 불공정한 판결을 내리지도 않을 것이다. 만약 이를 그들이 인지한다면 그들은 모든 주의와 정성과 열성을 다해 사람들을 향하여 하나님의 섭리와 보호와 선과 공의를 나타내도록 노력해야 한다(J. Calvin, Inst, IV. 20. 6). 칼빈은 집권자의 강제력은 그의 지위를 인정받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7). 집권자들이 가진 강제력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자신의 권력을 쥐고, 자신의 권세를 위해 사용한다면 이것은 불법을 행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집권자에게 강제력을 주신 이유는 그 지위를 수행하는데 있어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그 강제력을 동원해 자기 이익을 챙기려 한다면 그것은 집권자가 강제력을 바르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그 지위와 강제력을 주신 하나님을 무시하는 처사이고 하나님께 범죄하는 행위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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