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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제108회 총회장 오정호 목사에게 거는 기대, '거룩한 성 총회의 정체성에 관심을'

대한예수교장로회 치리회로서 총회의 거룩성과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늘 주의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1년 동안의 사명을 잘 마칠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소재열 | 기사입력 2023/10/12 [00:29]

[논단] 제108회 총회장 오정호 목사에게 거는 기대, '거룩한 성 총회의 정체성에 관심을'

대한예수교장로회 치리회로서 총회의 거룩성과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늘 주의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1년 동안의 사명을 잘 마칠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소재열 | 입력 : 2023/10/12 [00:29]

  © 리폼드뉴스


(리폼드뉴스) 역사의 이야기는 20059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2시 대전중앙교회(최병남 목사 시무)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제90회 총회가 회집되었다.

 

본당에서 제90회 총회가 개회하는 같은 시간에 본당 뒤편 교육관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제90회 개혁 측 총회가 회집되었다. 총회 현장은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 필자는 양쪽을 왕래하면서 역사의 현장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1부 예배와 2부 성찬 예식을 마치자 오후 3시가 조금 넘었다. 4시부터 제90회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총 976(목사 회원이 488명이었고, 장로회원이 488)의 회원 중에 총 957(목사 회원 484, 장로회원 469)의 회원이 참석하였다.

 

회원권 문제 때문에 제89회가 허락한 노회분립위원의 보고를 유안건으로 받았다. 남대구노회와 남대구서노회, 함남노회와 서경노회, 경서노회와 김천노회, 수원노회와 동수원노회로 분립이 허락되어 분립됐다. 노회 총대(목사 24, 장로 24)를 호명하자 제90회 총출석 회원은 1002(목사 509, 장로 493)이 출석함으로 실제 회원 1천 명 시대가 도래한 총회가 바로 제90회 총회였다.

 

이어서 임원선거 전에 개혁교단영입(합동) 위원회 보고가 있었다. 회의장은 긴장감이 역력했다. 89회 총회에서는 합동 위원회가 아닌 영입위원회였다. 합동을 찬성하는 쪽, 반대하는 쪽의 의견이 나왔다. 합동은 결의하되 1년 후에 합동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회장인 서기행 목사는 영입(합동)위원회의 보고를 받고 먼저 동의와 재청을 받아놓은 상태서 토론에 들어갔다.

 

토론을 마치고 가하면 예 하십시오라며 가결되었음을 공포했다. 초유의 결의방식이었다. 이로써 개혁교단영입(합동)위원회 보고는 보고서 555-557쪽을 기립박수로 받으며 실로 전격적으로 합동이 결의되었다. 회장은 합동총회와 개혁총회가 합동된 것을 성부와 상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언하였다. 전 회원의 기립박수 속에 개혁 측 총대들이 교육관에서 본당으로 입장하였다. 맨 선두에 김일남 목사가 전 개혁 측을 이끌고 있었다.

 

이날 발표된 합동 원칙 합의서” 4항에 의하면 양 교단 총회 산하 각 노회 소속 목사는 공히 그 자격을 인정한다.”라고 했다. 본 총회 산하 목사는 회원권이 유지되고 있었다. 단지 영입하여 합동해 들어온 개혁 측 목사를 회원의 자격만을 부여하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양 교단 총회 산하 각 노회 소속 목사자격을 인정한다"는 자존심 상한 결의를 하고 말았다.

 

영입하여 합동에 참여한 개혁 측 목사는 장로회 헌법 정치 제15장 제13조 요건에 대한 충족 여부를 묻지 않고 총회 결의로 회원 자격을 인정했다. 교단헌법이 아닌 총회 결의로 회원권을 인정한 셈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영입하여 합동한 개혁 측 인사 중에 한기승 목사와 본류인 합동 측 인사인 오정호 목사는 이제 막 정치 교권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이 두 인사가 제107회 총회에서 목사 부총회장 후보가 되어 치열한 선거를 치렀다. 결국 오정호 목사가 부총회장에 당선되고 제108회 총회에서 총회장이 되었다.

 

107회 총회는 그동안 10년 넘게 총회 교권과 총신대 사태로 한기승 목사와 오정호 목사는 서로 쌍벽을 이루며 서로 다른 정치 교권에 줄을 서고 있었다. 한기승 목사와 연대했던 정치 교권이 총회 내에서 서서히 그 세력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총신대 사태로 승기를 잡은 오정호 목사의 정치 교권 세력은 떠오르고 있었다.

 

정치 교권의 일선에서 총회를 이끌었던 세력은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어가고 있었다. 대신 그 자리에 새로운 의식 있는 젊은 총대들이 새로운 정치 교권을 형성하며, 혁신을 추구했다. 이러한 성향은 한기승 목사보다 정서적으로 오정호 목사와 암묵적으로 연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총회 내 세대교체로 변화가 감지되었다. 총회 정치적 성향은 제107회 총회를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지고 있었다. 오정호 목사는 시대를 잘 만난 지도자임에 틀림없다이런 현상은 제108회 총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역대 총회 목사 부총회장 양자 대결 선거에서 1천 표 이상을 받은 후보는 없었다. 그 후보가 바로 김종혁 목사(울산교회)였다. 상대 후보는 남태섭 목사였다.

 

남태섭 목사는 총회 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정치 교권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총무 선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연임에 도전하는 고영기 목사와 여기에 도전하는 박용규 목사의 치열한 선거전은 총회의 달라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내년 제109회 총회에서도 이런 현상은 그대로 나타날 것이다. 이제 총회가 달라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이제 돈 선거의 결과는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제 돈으로서가 아닌 양심과 정의, 공의를 실천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이제 제108회 총회가 파한 후 제108회기가 시작됐다. 오정호 총회장은 이러한 시대정신을 읽어내야 한다. 거룩한 공회, 성 총회를 물건으로 비유한 명품총회라는 말은 이제 그만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치리회로서 공회인 총회의 거룩성과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늘 주의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1년 동안의 사명을 잘 마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을 믿고 싶지 않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들의 축하를 많이 받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지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소재열 목사/ 리폼드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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