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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논설
국가 법원은 무조건 총회와 총회재판국 편인가?
총회결의와 권징재판에 대한 법원의 판례입장
기사입력: 2015/02/28 [09:43]  최종편집: 리폼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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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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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교회 총회 의사봉; 이 의사봉은 제90회 총회에서 교체했다.  교단마크가 교체되었기 때문에 의사봉을 다시 교체해야 한다.     ⓒ리폼드뉴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 총회장 백남선 목사)가 지금 시끄럽다. 지난 9월에 소집된 제99회 총회에서 두 노회가 총신대학교 재단이사회 이사 임기 제한에 관한 이사회 정관 변경을 헌의하자 총회는 정관변경을 이사회에 요구했으며, 만약에 이 요구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공직정지와 해 노회로 하여금 목사직 정직을 요구하는 결의를 하였다.
 
이러한 총회결의 근거는 총신대학교 이사회는 총회가 설립한 학교이기 때문에 이사회는 총회결의에 따라 총회가 요구하는 이사의 임기 규정을 변경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사회측에서는 학교법인은 사립학교법과 이사회 정관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실정법인데 이러한 실정법을 무시하고 총회가 이사회에 지시하고 명령하고 이를 시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교단 내 목사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공직정지와 목사직 정직을 결의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양측의 첨예한 대립은 소송으로 이어졌고 재단이사회 측에서는 법원에 총신대학교 재단이사 임기제한 규정을 위한 정관변경과 이를 이행하지 아니했을 때 징벌한다는 징벌적 조항을 근거로 총회결의 무효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법원은 본안 판결확정시 까지 총신대학교 재단이사와 관련한 제99회 총회결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일부 총회인사들은 비록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총교단체 결의는 실정법에 우선하며, 법원은 종교단체 내부의 결의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주장한다.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종교단체 결의가 우선한다며 "이번 총회결의는 법원에 가면 반드시 이긴다. 내가 당회장직을 걸고 확신한다"는 무모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 2월 26일 총회회관에서 제99회 총회 결의와 관련하여 그 집행과 시행을 위한 총회실행위원회에서 나왔다. 종교단체에서 무조건 '치리하고 면직하고 징계하면 된다. 법원도 이를 인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식대로 가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들은 국가와 종교단체(교회)의 관계, 종교의 자유, 정교분리, 교회에 대한 법원의 사범심사에 대해 오해로 보인다. 심지어 총회 결의와 관련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총회결의에 대한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하자 "나이 어린 판사가 잘못 결정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국가 사법기관에 대한 모함으로 보인다.
 
잘못된 정보에 의해서 그것이 마치 원칙이요, 법이라고 믿고 결의했을 때 나중에 그 책을 누가 질 것인가? '문제가 있다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 이기고 돌아오면 그때 참작하겠다'는 것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총회 교권이라는 이름의 폭력이며, 이러한 전횡은 2천년 동안, 혹은 한국교회 130년 역사 가운데 숱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립한 정체성과 법통성을 송두리째 허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제 정직한 자기반성과 교회 치리회의 자기반성이 요구된다. 치리회는 100년 넘게 언제가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위해 사역해 왔다. 문제는 시대마다 그 치리회를 이끌어 왔고 이끌어가는  목사 장로 지도자들이 문제였을 뿐이다. 총회결의를 지키지 않는 자들을 '어두움의 세력으로' 몰아가는 총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기도는 교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는 1951년 고신측과 분열할 때 본 장로회를 이탈해 갔던 자들의 교회론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이제 총회를 위해서라도, 총회행정을 이끌어가는 총회임원들을 위해서라도 종교단체 내부의 결의와 권징이 법원의 사법심사 여부에 대한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법원에 대한 정확한 이해나 전공없이 목사라는 신분으로 지나친 확신은 법학계에 웃음거리를 줄 뿐이다.
 
법원은 그동안 60여년 동안 '교인으로서 비위가 있는 자에게 종교적인 방법으로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권징재판)가 아닌 한 종교단체 내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법상의 행위라 하여 반드시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소의 이익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우리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와 국가기능을 엄격히 분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종교단체의 조직과 운영은 그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므로, 교회 안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칠 각종 결의나 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그저 일반적인 종교단체 아닌 일반단체의 결의나 처분을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종교단체 내부의 결의나 처분(권징) 등 역시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63104 판결). 

또한 교회의 권징재판으로 말미암은 목사, 장로의 자격에 관한 시비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와 법원이 권징재판에 의한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교회의 권징재판은 종교단체가 교리를 확립하고 단체 및 신앙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목사 등 교역자나 교인에게 종교상의 방법에 따라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의 내부적인 제재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그 효력과 집행은 교회 내부의 자율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권징재판으로 말미암은 목사, 장로의 자격에 관한 시비는 직접적으로 법원의 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그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분명히 못박고 있다(대법원 2007. 6. 29.자 2007마224 결정).
 
정리하면, 법원은 종교단체 내부의 권징재판이나 처분, 각종 결의에 대한 위법성과 그 효력 유무를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을 때 법원은 이같은 종교내부의 문제에 대해 판단하는 부분과 판단에서 제외하는 부분의 범위와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무조건 종교내부의 결의와 권징재판의 효력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마치 종교단체 내부 결의나 권징재판을 불법으로 시행한 후 '법원은 무조건 종교단체 편이다.', 즉 '우리 총회편이다'라는 말은 뭔가 부족한 주장이며, 총회를 혼란케 하는 선동적 발언이라 할 수 있다. 총회는 이러한 발언들을 조심해야 한다. 이런 발언들은 총회장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모한 발언으로 고퇴를 두드리게 해 놓고 나중에 모든 책임으로부터 빠져나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교권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주변에서 아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교권의 효력이 만기종료될 때에는 모두가 등을 돌리는 비정한 사회의 원리들이 교회, 노회, 총회에서도 있다는 사실앞에 두려울 뿐이다.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장,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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