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의 유효기간은 없다

꽃사슴 | 기사입력 2008/12/01 [11:27]

내 꿈의 유효기간은 없다

꽃사슴 | 입력 : 2008/12/01 [11:27]
 어린 시절 난, 유독 글쓰기를 좋아했다.

나의 생각과 마음을 말이 아닌 글로 표현하는 기쁨은 형용할 수 없는 커다란 행복이었다. 규율에 얽매인 학교생활이었지만 글속에서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었고, 가난한 우리 집이 빨간 벽돌의 2층집이 되기도 했으며, 가슴에 쌓인 첫사랑의 감정을 한 올 한 올 풀어낼 수 있었다.

현실과 정반대의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글쓰기를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난, 체계적으로 문학을 공부한 후, 멋진 글을 써보는 게 최상의 꿈이며 희망사항이었다. 하지만 가난한 가정형편은 대학의 문을 통과하는 데 일차적 장애물이 되었고, 그리 월등하기 않은 학교 성적 또한 나의 꿈을 접는데 동조를 하고 말았다. 이런저런 형편에 휘말려 글쓰기의 꿈은 안개 속을 헤매더니 서서히 내게 손짓하며 사라져갔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꿈이 아쉬워 내 가슴 한켠에 꿈 상자를 숨겨둔 채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대로 취직해서 일하다가 결혼하여 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지금은 며느리로 아내로 두 아들의 엄마로 그저 평범한 여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 남편과의 우연한 대화가 내 꿈의 상자를 다시금 열어보게 했다.

“당신 어릴 적 꿈이 뭐였어?”

대단치도 않은 그 질문에 주책없는 눈물샘이 솟구치고 말았다. 남편도 당황했는지 나의 모습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주춤거렸다. 이루지 못한 내 꿈이 불쌍해서일까, 아니면 꿈하나 이루지 못한 내 자신이 한심해서일까.......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눈물을 훔치며 남편에게 말했다.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제서야 조금은 눈치 챈 듯 내 말에 마침표를 찍기가 무섭게 남편이 말했다.

“앞으로 하면 되지 뭐.”

솟구치던 눈물대신 한숨 섞인 푸념이 답변했다.

“이 나이에?”

남편은 꿈은 언제라도 이루면 되는 것이라고 거듭 말해줬지만 내 꿈은 나이와 함께 소멸해버렸다는 절망감이 순간 밀려왔다. 하지만 그런 나의 판단이 잘못됨을 남편의 말 한마디로 뉘우칠 수 있었다.

“꿈의 유효기간이 어디 있어?”

꿈의 유효기간!

학창시절이 지나버림과 동시에 간절히 지켜오던 꿈 또한 사라지는 거라 여겼는데 생각해보니 아니었다. 꿈이란 언제든 이룰 수 있는 것이며 결코 사라지지 않는 마음 속 보석상자임을 깨닫게 되었다.

2009년 새해가 밝으면 새롭게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리고 예쁜 일기장을 구입해 잠시 잊었던 꿈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적어나갈 것이며,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어주겠노라는 남편의 지지를 받아 대학에도 꼭 들어갈 것이다.

꿈엔 결코 유효기간이 없다는 말에 산 증인이 될 것이라 굳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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