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철 박사 신학논단] 성경해석과 철학

정규철 | 기사입력 2021/07/22 [22:03]

[정규철 박사 신학논단] 성경해석과 철학

정규철 | 입력 : 2021/07/2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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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철학은 그 출발점이 다르다.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이고, 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배제한 인간중심의 사상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와 계시를 믿어야 하지만, 철학은 하나님의 존재와 계시를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성경을 따르는 신학과 성경을 무시하는 철학은 그 출발부터 다르다.

 

1. 철학의 등장

 

특이한 것은 하나님의 계시가 끊겼던 구약과 신약의 중간기 시대 (주전 440-4년 무렵)에 철학이 발흥하였다는 사실이다. 철학의 거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 (주전 469-399)와 플라톤 (주전 424-347)과 아리스토텔레스 (주전 384-322)가 신구약 중간기 시대에 등장했다. 헬라시대는 구약과 신약의 중간기 시대에 해당한다.

 

헬라시대는 구약 말라기 선지자 이후 신약시대에 세례요한이 등장하기까지 하나님의 계시가 없었던 시기이다. 즉 하나님의 계시가 없었던 시대에 그 유명한 철학자들이 등장했다. 그러니까 소위 서구사상의 주류를 이루는 헬레니즘은 신구약의 중간기에 발원하였다. 이러한 헬라철학은 하나님의 계시가 없는 가운데 등장한 인간의 사상이다.

 

철학 (philosophy)이란 말은 어원적으로 지혜 (sophy)를 사랑 (philo)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혜는 하나님의 계시에서 비롯된 지혜가 아니라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사랑도 이타적인 아가페 사랑이 아니라 계산적이고 조건적인 필레오 사랑이다. 그러니까 철학은 인간적 지혜에 대한 조건적인 사랑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철학이란 헛된 속임수이고 사람들의 전통과 세상의 초등학문을 따르는 것이지 그리스도를 따른 것이 아니라고 천명하였는지도 모른다(2:8).

  

이러한 헬라철학을 인정하는 자들은 세상에 많고 하나님의 계시로서 기록된 성경을 믿는 자들은 철학을 인정하는 자들보다 적다. 그 원인이 철학은 세상적이고 성경은 세상을 초월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2. 성경해석과 철학

 

문제는 이처럼 철학과 성경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성경과 철학을 조화시키려는 시도이다. 알렉산드리아의 필로 (주전 30-주후 45)는 모세오경을 철학적으로 해석하여 알레고리칼한 성경해석의 원조가 되었다. 아마도 필로가 철학으로 성경을 해석한 방식을 따라서 고대와 중세의 교회에서는 알레고리칼한 풍유적 성경해석이 주류를 이루었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은 없어지지 않았다.

 

필로는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을 사용하여 창세기 해석을 시도하였다. 그리하여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을 기독교 사상으로 오해하여 이단사상이 생기게 되었다. 베뢰아의 귀신론이 그러할 것이다. 오리겐이 필로의 알레고리적 해석을 이어받아 기독교에 확산시켰다.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성경해석에 접목하여 신학대전을 저술하였다. 그리하여 신학대전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책을 읽는 듯한 인상을 주어 대중과 격리된 것으로 보인다.

  

근대의 슐라이어막허는 칸트의 철학을 성경해석에 접목하여 기독교신앙과 종교론을 저술했는데 결국 하나님의 계시를 퇴장시키고 인간의 경험적 감정만 중시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사람들은 이런 작업을 수행한 슐라이어막허를 근대신학의 아버지와 근세신학의 교부로 칭송하였다.

  

현대의 칼 바르트는 교회교의학을 저술하여 성경의 모든 진리들을 거의 철학화하고 하나님의 계시들을 전부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루돌프 불트만은 현대의 실존철학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 자체를 믿을 수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 폴 틸리히도 마찬가지로 성경이 하나님의 계시임을 부정하고 하이데거의 철학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서 로마 카톨릭의 예수회 학자인 칼 라너도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과 복음을 무시하고 종교다원주의를 교리화하였다.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알버트 슈바이처와 디트리히 본회퍼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놀랄 일이다. 현대신학의 특징인 종교다원주의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지 않고 다른 종교를 믿어도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거짓 사상이다.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계시 공백기인 신구약 중간기에 등장한 헬라철학은 하나님을 떠난 인본주의 사상의 토대를 이루어 지금까지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계시가 아닌 인간중심의 철학사상은 사상적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에게서 인간을 떠나게 하는 영적 재앙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는 멸망의 넓은 길이다.

 

성경에 계시된 창조주 하나님과 구속주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을 무시하고 인간의 자율적 사상의 창출만 강조하다가 이러한 결과에 이르렀다. 이러한 영적 재앙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다시 하나님의 복음 계시로 돌아오는 것뿐일 것이다. 성경 66권을 하나님의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계시로 믿는 복음전파자들과 신학자들은 세상의 철학사상에 주눅이 들어 성경의 메시지인 복음을 철학화할 필요가 전혀 없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어리석고 미련한 자로 업신여김을 받더라도 성경의 메시지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두려움 없이 전하지 못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복음 신앙에 천국 영생이 있기 때문이다. 예수 복음의 선포는 우리의 존재 이유이다.

 

정 규 철 목사

전 계약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및 이사

예수인교회 협동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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